고혈압을 갖고 살아간다는 것은 그리 힘들지 않다.
국민의 23% 정도가 고혈압을 가지고 있고 주변에 흔히 혈압약을 먹는 지인들도 많을 것이다.
우리 집안은 혈관 쪽 질병이 많다. 아버지도 고혈압이고 다른 가족들도 혈압이 높다.
내 몸무게는 중학교 때 60킬로대, 고등학교 때는 70킬로대, 20대 초반까지는 50킬로대를 유지했고 현재는 80킬로대를 유지하고 있다.
몸무게는 달랐으나 어릴 때부터 신체검사를 받으면 보건 선생님께 듣는 소리가 있었다.
"혈압이 좀 높긴 한데 지금 나이는 괜찮아요"
중학교 때부터 내 혈압은 140을 웃돌았다. 병원에 지인 병문안을 가던 날 심심해서 오른팔을 꺾어 측정했던 혈압계에 항상 150 정도를 찍고 친구들이 "뭐지 너 좀 높은데?"라고 했을 때도 그냥 아무렇지 않게 넘겼다.
대충 살았었다. 적어도 30대 초반까지는..
30대 초반이 되어 회사에 스트레스를 오랫동안 받았고 항상 내 허리는 벨트가 옥죄고 있었다. 어느 날 밥을 먹자마자 머리가 너무 아프로 눈알 굴리는 게 힘들어 혈압을 재보니 182가 찍혀있었다.
그때 처음으로 "이러다 죽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들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20대 후반부터 아버지 텃밭에서 직접 기른 양파를 즙을 내어 먹어왔었지만 역시 집안 내력을 양파 한 팩이 완화시킬 수는 없었다.(아버지는 비트를 드시고 계심)
그 후 운동을 꾸준히 해서 70킬로대를 유지했고 혈압도 140 이하를 찍었고 이제 점점 낮춰야겠다고 생각한 순간, 코로나로 인해서 헬스장도 못 가고 밖에 나가는 시간조차 점점 줄어들게 되었다. 몸무게도 점점 불어 80킬로 초중반을 왔다 갔다 했다.(원래 87킬로였으나 최근에 조금 뺌)
그리고 며칠 전에 몇 년 전과 똑같이 머리가 어지럽고 눈알 굴릴 때 안쪽에 모래 알갱이가 돌아다니는 듯한 느낌이 들어 혈압을 재보기로 했다. 그리고 결과는 처참했다..
혈압이 이전과 같이 돌아간 것이다.(원래 혈압 높은 사람은 공감하겠지만 3번을 같은 자리에서 잼)
(혈압이 높은 사람은 처음에 제일 높은 혈압 수치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 오래 쉬어서 140으로 내려가도 소용없고 평소에 생활할 때 혈압이 170 정도 된다고 봐야 하므로 매우 위험한 상태이다.)
편식은 자주 하지 않았다. 고기 먹을 때는 두릅, 머위(머구), 상추 등 쓴 채소를 좋아하고 단것을 싫어하며(특히 믹스커피) 레몬과 신 음식을 좋아하여 크게 건강에 지장 줄 음식은 섭취하지 않았었다. 양파즙도 몇 년간 꾸준히 먹었다.
결과가 늘 이러니 혈압을 잴 때 마다 겁이난다. 하지만 이대로 가면 또 몸이 망가질 것 같아 어떻게든 수를 써야 했다. 코로나가 끝날 때까지 헬스장은 못 가니 다른 운동을 해야 했다. 먼저 살을 70킬로대로 빼는 것이 급선무인 것 같다.
평생 고혈압과의 싸움을 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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