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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상다반사

어릴 때 들었던 무서운 이야기(2)

by EXIT_40 2022.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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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사촌들과 휴일에 한 번씩 모이면 무서운 이야기를 하곤 했다.

 

20여 년 전 그날 사촌누나가 해준 무서운 이야기가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 여기 남겨본다.

 

그날도 어김없이 집에 있던 누나는 밤에 산책 삼아 나가려고 했다고 한다.

 

(그때는 치안이 별로 좋지 않고 가로등이나 CCTV도 설치되지 않은 곳도 많았다.

 

무엇보다 문제는 엘리베이터였는데,

 

나이 좀 있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요즘처럼 아파트 전층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이 아니라 전기를 아낀다고 모든 불이 꺼져있고 사람이 지나가면 켜지는 시스템이었다.

 

엘리베이터가 다른 층에 열리면 엘리베이터 밖은 암흑 그 자체였던 시절이었다.)

 

누나는 내려갈 때마다 한 번씩 누군가가 실수로 눌러 간혹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문이 열릴 때 불 꺼진 엘리베이터 밖이 무서워 긴장하면서 내려갔었다.

 

10..... 9..... 8..... 7..... 6..... 띵!!

 

잘 내려가던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5층에서 멈췄고 문이 스르륵 열렸다.

 

 

아무도 없겠지 라고 생각 한 순간, 엘리베이터 앞에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서있었다.

 

"안 타고 뭐하지?"

 

문이 열리고 닫히기까지 약 5초, 둘은 엘리베이터를 사이에 두고 바라보고만 있었고 문은 그대로 닫혔다.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순간,

 

"불이 왜 안켜졌지?"

 

이상했지만 가끔 사람이 미동도 하지 않고 오래 서있으면 자동으로 불이 꺼져서 대수롭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띵!!

 

4층에서 엘리베이터가 또 멈춰 섰다.

 

 

아까 그 여자가 또 서있었다.

 

여자는 또 타지 않은 채 문이 닫혔고, 누나는 생각에 잠기다가 깜짝 놀랐다.

 

"팔이 없었던 것 같은데.. 손을 뒤로하고 있었나?"

 

5층에서는 차렷 자세로 있던 여자가 4층에서는 팔이 안보였다고 했다.

 

띵!!

 

3층에서 엘리베이터가 또 멈췄다.

 

 

아까 그 여자.. 이번에는 다리가 없었다.

 

누나는 너무 놀라서 그 자리에 서서 앞만 바라보다가 눈을 감았다.

 

 

"곧 1층이니까..  띵!! 소리가 두 번 나면 바로 달려 나가자"

 

눈을 감고 2층에서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열리는 소리가 났다.

 

이번에는 눈을 감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거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문이 닫히기 까지 5초의 적막감이 공포로 다가왔고 그 순간 뇌 안에서는 복잡한 이미지들이 겹쳐 무서운 장면을 만들어 냈다.

 

띵!!

 

1층이 되자 누나는 눈을 가린 채 밖으로 나가는 문을 상상으로 그려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이 미끌거리는 건 뭐지?"

 

보지는 않았지만 누나는 발에 밟힌 무언가를 느꼈다고 한다.

 

"분명 그 느낌은 머리카락이었어"

 

미용실에서 머리 자르고나서 자신의 잘린 머리카락을 밟는 그런 느낌이었다고 한다.

 

밖으로 나가 아파트 밖으로 달려가니 별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차 소리와 사람들 속에서 아까의 일은 점점 잊혀졌다.

 

"그래 내가 잘못본거겠지"

 

그 일이 있고 며칠 후, 누나 동네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어떤 여자가 죽었는데 산에서 토막 시체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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